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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구자용
출판 : 소미미디어
출간 : 원작 2000년 - 번역 2013년

페이지수 : 258
원서 : ぼくらは虛空に夜を視る The Night Watch into The Night Yawn




책소개


작가의 사변적 철학이 녹아있는 SF 판타지 라이트 노벨이다. 여유가 생긴 작가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의 느낌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도 어색하지 않게 잘 전개한다. 큰 틀에서 SF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동시에 본인의 대표작인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처럼 학교가 주가 되는 일상/비일상 구도의 형식을 어느 정도 차용하였다. 작품 내용의 밀도가 나쁘지 않고, 포함된 일러스트 또한 준수하다. 결정적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도 있다. 다만 작품 속 전투씬들에서 세부 묘사가 쉽게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작품은 아니다.



책 속의 문장


|기계라는 것도 참 곤란한 녀석이라고 생각 안해? 세계를 재현하면 된다니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야. 마치 고통과 공포가 절대 진공 속에만 있다는 듯이. 굉장히 낙천적인 발상이지······.


'어째서 존재 따위가 있는 것일까? 세계는 이렇게 어디까지나 공허한데 존재 따위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자신으로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그것이 모두 전에도 있었던 일을 따라가는 것뿐이라거나 다른 곳에서 명령받은 일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이다.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리뷰 부분은 줄거리 아래 구분선으로 나눠져있으니 스포일링를 원치 않는 분들은 리뷰만 읽어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인류는 새로운 고향을 찾아 수천년간 우주를 여행하고 있고, 그 와중에 허공아로 지칭되는 외계의 적과 싸움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이 적과 싸우기 위한 메카가 나이트 워치이며, 이를 조종하는 파일럿들을 위하여 프로그램된 인류의 세계를 구성해놓았다.


이야기는 이 가상의 지구에서의 일상생활과 우주에서의 전투가 마치 리모컨의 On/Off처럼 바뀌는 배경을 성정해두고 진행된다. 물론 원래는 이러한 것을 눈치채지 못해야하는 주인공이 세계의 뒷면을 알게되면서 진행된다.


우주에서 싸우는 파일럿의 정신은 전투가 없을 땐 지구(가상)의 인간 정신 속에 들어가 안정을 취하는데, 본체가 죽으면서 안정제 역할을 하던 주인공(쿠도 효고)이 전투와 생활을 병행하게 되고, 지구(가상)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파일럿 입장인 카게세와 가상의 세계(지구)의 관리자인 욘과 접촉하게 된다. 하지만 프로그램 내부(지구)에도 적이 존재하여 욘을 해치려하고, 이 과정에서 소꿉친구인 사토미도 휘말리며 차츰 세계의 이면을 본다.


한편 우주에서의 싸움에선 허공아가 방어망을 뚫고 침입하여, 시스템(지구)까지 침투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쿠도 효고는 우주에서의 싸움과 지구에서의 싸움 모두 대면하게 된다.


인류의 적인 허공아는 쿠도 효고와 인류에 대한 문답을 한다. 쿠도 효고는 양 세계의 적을 모두 물리치며 책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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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없는 등장인물을 과감히 배제하여 주요 인물이 5명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이러한 집중을 통해 각 인물들이 되려 선명히 묘사된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에서도 사회나 현상에 대한 고찰을 이따금 내비췄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작가의 철학적 사유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주인공 쿠도 효고 외에도 카게세 미사코라는 캐릭터를 통하여 존재 이유에 대한 사유를 말하기도 한다. 틀림없이 작가가 밤하늘 별을 보며 가졌었을 의문들에 대한 고찰도 나타나있다. 이러한 사유들이 납득하기 힘든 방향으로 결론나거나 깨달음을 얻은 것 마냥 그냥 그런 것이다 정도로 넘어가지 않는 것에서 작가의 깊은 사고 정도를 잘 나타낸다.


물론, 일본 라이트 소설 클리셰가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은 있다. 일단 학원물로 시작하는 점이나 한 남자 주인공과 여러 여자 캐릭터를 배치함과 소꿉 친구의 등장 등이다. 심지어 대화 묘사나 일상 묘사에서도 진부한 설정이 있다.


SF 설정은 나름 설정에 공을 들였으나, 부기팝 시리즈에서 합성인간의 능력 묘사만큼이나 쉽게 확 와닿지 않는다. 재출간 후기에서 쿠도 효고를 전투의 천재로 묘사했다곤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단순한 주인공 vs 적 구도에서 이를 잘 부각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연관성 있는 것은 꽤나 매력있는 포인트이다. 특이한 설정과 위에서 말한 작가의 심도깊은 철학적 사유만으로도 개인적으론 큰 만족감이 있었던 책이다.


밤하늘의 어떤 별빛은 이미 사라진 별의 빛이 이제서야 도달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왠지 이러한 사실에서 출발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


- 2000년도에 출간된 작품을 2012년에 재출간한 작품이다.


- 솔직히 몇몇 문장 번역에 좀 오류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직역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어서 좀 놀랐는데, 내용이나 흐름상에 문제가 되거나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다.

Posted by R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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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김지현
출판 : 대원씨아이
출간 : 원작 1998년 - 번역 2002년

페이지수 : 273
원서 : ブギ-ポップは笑わない




책소개


라이트 노벨들 중 아주 유명한 시리즈로 판타지물이다. 전격게임소설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전개가 인물별 시점으로 진행되며, 시간의 흐름이 왔다갔다하면서 사건의 단편단편을 묘사한다. 이러한 전개의 소설을 많이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꽤나 재밌는 서술 기법이며, 지금은 흔해졌지만 일상과 비일상의 교차를 통하여 작품 전반에 이질감을 불러 일으킨다.



책 속의 문장


|여하튼 서점에서 찾아보니 여기도 잔뜩 저기도 잔뜩, 심지어 그런 정신병이 코너까지 따로 있어, 이 세상은 충분히 미쳐있는게 아닐까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정의는 반드시 최후엔 이길지도 모르지만, 평범한 인간인 우리가 최후까지 살아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인물별 시점 전개 방식이기에 전체적인 내용은 읽고나서 짜맞추어야 그림이 온전히 보이는 서술 방식이다. 그래서 다시 읽을 때도 재밌게 읽을수 있는 작품이다.


서술시기를 고려하면(1998) 상당히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지금은 널리고 널린 "일상의 종말을 고한다."라는 느낌의 일상/비일상 구도를 취하고 있다. 갑자기 여자친구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부기팝과 사람을 먹는 만티코어, 그 원본인 에코즈까지.


한 쪽으로 비중이 치우치지 않고 일상/비일상 각각의 주제와 이야기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과 이에 일탈을 하는 무리들을 통해 일상적인 조명을 하고 있고, 사건의 중심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만티코어를 사랑하게 되는 마사미라는 캐릭터와 그 사건을 쫓는 인물과 부기팝을 통하여 좀 더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서 엿볼 수 있지만 누구나 학창시절의 후회를 남기기 마련이다. 그 시절의 부조리함도 뒤늦게 보이기 마련이고, 뭔가 그런 일상에서 끌어내줄 몽환적인 생각도 하는 그런 시절이다. 이후 길게 이어질 이 작품은 이러한 느낌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간혹 이러한 라이트노벨이나 판타지적 작품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종종 있지만 사회적 문제부터 윤리적 개념까지 광범위하게 나름의 해석과 묘사를 한 수작이다.



참고


- 내용도 견실하며, 이러한 주제나 형식의 책을 자주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매우 괜찮은 작품이다. 물론 시리즈 물이 대개 그러하듯, 이후 시리즈까지 전부 추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일러스트가 들어간 북커버를 제공하는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주의라 떼버렸는데, 떼면 사진처럼 휑한 표지가 된다. 라이트 노벨답게 책 내부에도 일러스트가 있다.


- 일본 도서는 어순 덕분에 대체로 번역이 크게 이상한 작품이 드물지만(현대물의 경우), 본 작품은 일본어식 문장이 꽤 있는 편이다. 아주 이상하진 않지만 되새기다보면 보이는 그런 케이스. 전반적으로 문제는 없다.

Posted by R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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