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Archive :: 부기팝 리턴즈 VS 이미지네이터 Part 1 (ブギーポップ・リターンズVSイマジネーター (Part 1) )

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김지현
출판 : 대원씨아이
출간 : 원작 1998년 - 번역 2002년

페이지수 : 239
원서 : ブギーポップ・リターンズVSイマジネーター (Part 1)




책소개


작가의 대표적 장편시리즈가 된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속편이다. 1권과 유사하게 전개가 인물별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구성이나 이야기 흐름을 위해 1권처럼 타이트하게 인물마다 각 파트에서 끊어지게 서술하진 않았다. 여전히 시간의 흐름은 왔다갔다하기에 사건의 시점을 고려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런 구성을 귀찮게 생각할 수 있지만 비단 한 작품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가 시간축이 왔다갔다 하므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재미가 있는 시리즈이다. 

또한 작가의 사변적 철학이 여러 형태로 작품 내에 표현되어 있다.



책 속의 문장


|죽어라 용써서 기껏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망연자실해하는 사람도 많거든. 지금까지 공부만 해왔기 때문에 달리 뭘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는 거야. 별 수 없이 공무원 시험이라던가 그런 걸 목표로 삼아 자기 장래를 의미도 없이 좁혀 버리곤 하지.


어째서 어둠을 두려워 하는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앞이 캄캄'한 것일 진대.


어른들은 말이지 그럴 때 무책임하게 '불안정한 건 한 때 뿐이다. 금방 안정을 찾게 된다'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하게 되지 않는 법이거든, 역시.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리뷰 부분은 줄거리 아래 구분선으로 나눠져있으니 스포일링를 원치 않는 분들은 리뷰만 읽어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사람의 마음에 '결여'를 꽃의 형태로 볼 수 있는 학원강사인 아스카이 진은 아르바이트의 하나로 진로 상담도 한다. 꽃이 없다면 열정의 결여, 잎이 없다면 정감이나 타인과의 연대의 결여, 뿌리가 없다면 확신이나 자신의 결여 등으로, 이를 토대로 그 부분을 채워주는 대화를 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큰 평가를 얻는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 임을 아는 아스카이 진은 그의 행위가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안다. 이런 아스카이 진 앞에 이미지네이터로써의 미나호시 스이코가 나타난다. 딱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존재인 그녀는 아스카이 진에게 부족한 '사명'을 쥐어준다.


한편 나기의 동생인 마사키는 학교에서의 트러블을 계기로 오리하타 아야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뭔가 비밀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많은 그녀에게 점차 끌리면서 연인 관계가 된다.


이미지네이터를 만난 뒤 급변한 아스카이 진을 보고 고민하는 그의 사촌 여동생은 학우인 스에마 카즈코에게 조사를 의뢰한다.


이 와중에 통화기구가 합성인간인 스푸키 E를 시작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각종 사건과 얽히는 모습을 그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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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을 때와 2번째 읽었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른 작품이었다. 물론 파트2인 3권의 내용을 알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처음엔 작중 오리하타 아야라는 캐릭터의 대사는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어색한 느낌을 풍긴다. 마치 짜깁기로 만든 옷마냥 대사가 너무 어색하다. 물론 번역의 문제가 아닌 원 대사 자체가 그러하다. 하지만 모든 사정이 명확해지고 난 뒤, 다시 접한 그녀의 대사들은 어느 정도 어색함에 대한 설명을 붙여주었다.


본격적으로 데뷔한 작가의 초기작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작품과 작가의 철학을 서술한 부분인 키리마 세이이치의 글귀들이 매우 대표적이다. 쉽게 공감하기 힘든(물론 공감 받을 필요는 없지만) 문구들의 챕터의 처음에 내세워 뭔가 작품과 궤를 나타내는 듯 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1권에서 잘 구성되어 있던 인물별 시점 서술 방식도 되려 덜 치밀해져서(물론 그러한 방식에 얽매이지 않길 원해서 일부러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시간축만 더 헷갈린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서술 방식을 재미있어 하지만 단순히 산만하다 느낄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작품이 아주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래 첫 임팩트보다 더욱 커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오히려 작품 내 메세지나 현실 고찰은 더욱 깊어졌다.


아스카이 진을 통하여 평소 작가가 사람들에게 느꼈을 부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키리마 세이이치의 문구나, 스에마 카즈코를 통하여 그의 깊은 현실 고찰을 엿볼 수 있다. 특히나 이미지네이터라는 캐릭터는 한 번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답이 나온다는 것이 흥미롭다.


일본 작품임에도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부분은 '사람'으로서의 가질 수 밖에 없는 고민들을 반추하게 한다.


다소 구성과 대화문에서 어색함이 없진 않지만 작가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시점에 있는 작품으로 이후에도 끊임없이 캐릭터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향후 출연하기도 하므로 기억해두면 시리즈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


- 1권보다 흥미도 자체는 덜할 수 있으나, 컨셉적인 측면은 여전히 신선함이 살아있다. 이후 시리즈나 다른 작품과도 연계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잘 기억해둔다면 좋은 파트이다.


- 이 시리즈는 표지의 작가 소개가 매번 바뀐다. 개인적으로 표지를 버리는 성향이 있어 뒤늦게 알았지만, 나름 성의를 들여 쓰는듯 하다.


- 약간 부자연스러운 직역식 문장이 있는 편이다. 의성어 부분도 정직한 히라가나식 번역을 우선 하였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작품의 이해에는 큰 문제는 없으며, 역자 후기는 작가 후기의 느낌마냥 재밌기도 하고, 후기에서 권하는대로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든다면 작가가 소개하는 음악들을 접해봐도 좋을 듯 하다.

Posted by R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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