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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01 인간 실격 (人間失格)
  2. 2018.05.09 오렐리아 (Aurélia ou le rêve et la vie)

작가 :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국적 : 일본
번역 : 김소영
출판 : 더클래식
출간 : 원작 1948년 - 번역 2013년

페이지수 : 174
원서 : 人間失格




책소개


세상이란 것에 익숙해질 수 없었던 한 사람의 자전적 소설이다. 언젠가 당신이 누군가를 보며, 가졌던 의문에 답해줄지도 모를 작품이다. 삶에 익숙치 않다는 것 혹은 세상으로부터 유리되어 있다는 것. 그것의 출발점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을 꼭 가지지 않더라도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한 인간의 파멸을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왜?"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자아낸다.



책 속의 문장


|그런데 그렇게 살면서도 용케 자살하지도 않고 미치지도 않고 정치를 논하며 절망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는 생활의 투쟁을 계속해 나가는 걸 보면 전혀 고통스럽지 않은게 아닐까?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고, 더구나 그게 당연한 것이라 확신한 채 단 한번도 자신을 의심해 본 적이 없는건 아닐까? 그렇다면 속이야 편하겠지. 하긴 어쩌면 인간이란 다 그런 것이고 또 그렇게 사는게 만점짜리 인생 아닐까? ···.


서로 기만하면서도 신기하게 아무도 상처입지 않으며, 그렇게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실로 눈부신,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예가 인간의 삶에 충만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겉치레나 체면치레에 말할 수 없이 우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기는 세상 사람들 역시 진정한 ‘사랑’의 능력이 있는지 큰 의문이긴 합니다.)


네가 말하는 세상이란 건, 널 말하는거 아니야?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아주 어릴 적 부터 주인공 요조에게 사람들과의 관계는 이해할 수 없는 두려운 것이었다. 앞에서는 입에 발린 소릴하면서 뒤에서는 험담을 하는 그런 기만을 이해할 수 없었고, 상대방의 의사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충족시켜서 기뻐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단순히 삼시세끼 밥만 먹으면 해결되는 고민이란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학교를 들어가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삶을 그저 연기할 뿐인 그는 호리키를 만나며 많은 변화를 겪는다. 악우인 그를 통하여 술, 담배, 여자 등을 배운다. 그 와중에 만난 쓰네코(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라는 여자를 만나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여자만 죽고 요조는 살아남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넙치라는 인물을 통해서만 가족과 연락하며 갇혀지낸다. 그런 생활 중, 작품에 직설적으로 나와있듯, 위선과 겉치레로 범벅이 된 넙치의 제안(학교를 다시 다니면 생활비를 더 주겠다는 본가에서의 제안)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방향의 삶을 살게 된다. 그는 가출했다가 아이가 딸린 여기자의 집에서 기둥서방으로 지내게 된다. 그는 이 생활에서 조금은 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이 이 모녀를 망치고 있음을 느끼고 몰래 떠난다.


이후 어느 술집 마담의 호의로 얹혀지내다가 근처의 담배가게 아가씨(요시코)에게 반해 마지막으로 삶에 큰 기대를 걸어보며, 두꺼비가 아닌 인간의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


하지만 뭐랄까, 어긋나버린 삶은 다시 되돌아갈 수 없어진 것처럼, 요시코는 요조가 사랑한 의심없는 순수함으로 인해 다른 남자에게 범해지고, 요조는 또다시 방황한다. 다시 그는 알콜에 빠지고, 헤어나오기 위해 손댄 약물로 인해 파멸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이후 계절이 지나 그의 아버지가 죽고 형들의 제안으로 외진 곳에서 한 늙은 하녀의 수발을 받으며 지내게 된다


책의 서두에 소개된 노회한 모습으로 변하고, 끝부분에 중간중간 요조의 의지처 중 하나였던 마담은 짧게 그(요조)의 아버지가 나쁜 거에요라고 말한다.


 ̄ ̄ ̄ ̄ ̄ ̄ ̄ ̄ ̄ ̄ ̄ ̄ ̄ ̄ ̄ ̄

책은 일관되게 어긋나는 요조의 삶을 묘사한다. 혹자는 요조에게 왜 똑바로 살지 못하냐고 외칠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면 왜인가? 어릴 때 술, 담배, 여자에 빠져서? 나이를 먹고도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해서?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려서?


하지만 책에서는 일관되게 어떤 것을 묘사하고 있다. 바로 위선이다. 사람들의 끊임없는 위선. 왜 요조는 소위 말하는 옆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는가? 혹은 왜 한 곳에 정착하질 못했는가?


요조는 어릴 때부터 끊임없는 사람들의 위선과 가식을 봐왔다. 순수한 그에게는 그것들은 대체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의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 왔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서 느껴졌다.


그런 가운데 청소년기부터 만난 호리키는 술, 담배, 여자 등을 알게 해준 작중 유일한  친구다. 요조는 처음을 제외하면 그를 호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작품을 읽다보면 이 호리키라는 인물에 대해 묘한 점을 알 수 있다. 유일하게 요조에게 직설적으로 자신 생각을 다 내뱉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좋은 인물을 아니었지만 그는 가식적이진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도 신뢰관계를 가질 수는 없었다.


요조를 무엇보다 힘들게 했던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람들의 위선과 가식이었다. 누구와도 신뢰감 있는 관계를 갖지 못하고 그래서 그는 끝까지 자신의 진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버린다.


책 속의 문장에 적은 문장들에서 그의 사람에 대한 인식을 옅볼 수 있다. 다자이 오사무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인 이 소설은 실제 그의 삶(아버지에 대한 감정, 동반자살, 약물 중독, 정신병원 입원) 전반의 사건을 다 포함하고 있다.


제목 인간실격이 말하는 것은 세상의 위선과 잔혹, 가식, 편견을 가질 수 없었던 그가 필연히 만날수 밖에 없었던 말일 것이다.



참고


- 다자이 오사무는 실제로 5번의 자살 시도를 하였고, 첫번째 자살 시도는 책에서처럼 학생시절에 시도하였다. 4번째 자살 시도 실패 후 10년가량 문제없이 지내는 듯 보였지만 인간 실격을 탈고 후 5번째 자살에서 생을 마감한다.


- 본 번역판은 일본어식 문장도 거의 없고,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다. 유일한 아쉬움은 작품 해설이 너무 까다롭게 적힌 정도랄까? 가격대비 훌륭한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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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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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프랑스
번역 : 이준섭
출판 : 지식을만드는지식
출간 : 원작 1855년 - 번역 2013년

페이지수 : 136
원서 : Aurélia ou le rêve et la vie(오렐리아 혹은 꿈과 삶)





책소개


20세기 들어서 재조명 받은 프랑스 서정시인의 자전적 소설이다. 광증상태에서의 몽상과 환영들을 내용으로 넣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광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책 속의 문장


|무심결에 내가 미친듯이 탕진한 삶에 대한 심각한 회한을 사랑의 추억으로 미화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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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작가는 정신질환을 앓던 사람이다. 물론 그는 그러한 상태가 오히려 활력넘치고 더 명확함을 가져다 준다고 말하곤 했다.

본 작품은 분류가 애매하기 그지없다. 해설에도 이준섭 전 교수에 의해 설명되어 있듯이 거의 네르발 본인의 이야기이기에 시각에 따라서는 에세이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광증상태에서의 몽환적 환영을 말하고 있음으로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상기 서술에서 알아차릴수 있겠지만, 페이지수가 많지 않음에도 읽기가 수월하지 않은 작품이다. 대부분 챕터가 연결이 명확하지 않고 주로 그때그때의 느낌과 환상을 묘사하고 있고, 단어 선택도 각종 신화를 차용함에 따라 가독성이 높지 않고 그냥 슥하고 읽으면 한동안 이 작품이 받았던 평가대로 엉망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20세기 재평가 과정대로 사실 일정한 결론을 귀결하기 위한 전개가 분명히 있고 해설을 참고하여 읽어볼 경우 그의 감정을 초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실제로 사랑한 여배우의 죽음에서 촉발되었을 이 작품은 전반적인 회한과 결핍이 담겨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자신이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어머니의 형상을 여신 이시스의 형태로 만난다. 그리고 그는 용서를 받는데(물론 상상속에서), 이후 그의 자살과 연계된 흐름이라 생각한다.

책 속의 문장에서 소개한 문구는 작품속 순간 나오는 굉장히 현실적인 성찰에 의한 구절이다. 본 리뷰에서 그를 광인으로 소개했지만 책의 원제에서 볼 수 있듯이(오렐리아 혹은 꿈과 삶) 마냥 광적인 삶의 반영은 아니다. 그의 결핍(어머니)과 피폐하고 흘려보낸 시절에 대한 죄책감을 용서받기 위한 여정이 환상으로 표현되었다. 그의 삶을 지배했을 그러한 감정은 결국 그를 자살로 이끄는 원인이 된게 아닐까?

해설을 읽고 작품을 찬찬히 음미해본다면 광인의 머릿속이란 실상 우리와 큰 차이가 없음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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