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Archive :: '도서 소개/라이트 노벨' 카테고리의 글 목록

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김지현
출판 : 대원씨아이
출간 : 원작 1998년 - 번역 2002년

페이지수 : 256
원서 : ブギーポップ・リターンズVSイマジネーター (Part 2)




책소개


1권 전체와 2권에서 약간 유지하던 '동일 사건의 인물별 시점 서술'을 3권부터는 포기했다. 장기 시리즈에서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 잘된 선택이다.

언제나 첫작품 이후 2번째가 힘들다는 느낌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리 어떤 반응을 예상한듯한 작품 속 캐릭터의 대사와, 이에 맞물리는 애매한 결론의 연속 등을 제외한다면 그런대로 읽을만한 속편이다.

어차피 시리즈는 상승하강이 있고, 나름 연관성을 찾는 재미가 있으니 이에 의의를 두는 것이 좋다.



책 속의 문장


|전부터 해보고 싶었지... 하지만 다른 녀석들에 대한 증오가 너무 강해서 할 수가 없었어. 녀석들이 편안히 잘만 살아가고 있는데 나 혼자만 그렇게 하는 건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았거든.


이 세상에 확고한 진실 따위는 없는 것처럼 완전한 거짓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리뷰 부분은 줄거리 아래 구분선으로 나눠져있으니 스포일링를 원치 않는 분들은 리뷰만 읽어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사람들의 세뇌하여 자신이 원하는대로 조종할 수 있는 스푸키 E는 아스카이 진을 찾던 키누카와 코토에를 우연히 발견하곤 세뇌하여 이용한다. 그 무렵 부기팝을 유인하기 위해 이용하던 마사키를 처리할 계획을 세운다.


코토에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그녀에게 의뢰를 받았던 스에마 카즈코는 혼란스러움에 빠진 와중 아스카이 진과의 대면을 통하여 사건의 윤곽을 알아챈다.


진실을 말해주지 못하는 오리하타 아야와 떨어지게 된 마사키는 홀로 부기팝 흉내를 계속 내다가 자신을 처리하기 위해 온 세뇌된 코토에 일당과 마주치게 된다. 나기의 도움으로 마사키는 위기를 벗어나고, 마사키 처리에 실패 후 달아나던 세뇌된 코토에는 아스카이 진을 만나 세뇌에서 벗어난다.


한편 착실히 계획을 진행시켜 나가던 아스카이 진은 폐허가 된 페이즐리 파크에서 자신의 수단이 될 스푸키 E와 오리하타 아야를 만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결여를 메우려는 아스카이 진(와 이미지네이터)은 통화기구를 이용하려 한다.


모든 주요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단서를 통해 페이즐리 파크로 모이게 되고, 부기팝 역시 페이즐리 파크에서 아스카이 진에게 세뇌된 이들에게 둘러쌓여 위기에 빠진 마사키를 구해주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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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과 2권에서 보여주던 '동일 사건에 대한 인물별 시점 서술'을 포기했다. 사실 장기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같은 방식은 어지간히 잘 구성하지 않는 이상 혹은 구성을 잘하더라도 진부하다 비판받기 쉽기에 시리즈 물에서 계속 고집할 순 없었을 것이다.


이미지네이터는 작가의 세계관에서 나름 확고한 기준을 가지는 캐릭터가 된다. 작가가 구상했던 특정한 존재에 대한 형상화이다. 물론 이 파트 1, 2에선 굉장히 모호하게 그려져 있다. 아마 작가 스스로도 확실한 이미지를 이때는 가지고 있지 않았을 수 있다.


이미지네이터 파트 1, 2 이야기의 동인은 에반게리온의 '결여'와 동일하다. 이는 일본 사회에 마음의 결여라는 것이 생각보다 크게 자리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해당 주제는 괜찮게 풀어냈다면 더 좋았겠지만 결말 부분에서 다소 흐지부지된 느낌이다. 재밌는건 본인도 그렇게 느낀건지 끝무렵 결말에 대한 해석은 각자라는 식의 문장을 넣어놨다.


여전히 다소 어거지 느낌의 등장인물 별명, 공허하기만한 키리마 세이이치의 구절이나 용두사미 느낌의 결말 등의 느낌이 강하지만 이건 이 나름대로 시리즈와 작가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해서 나름의 재미가 있다.



참고


- 이후 시리즈의 챕터 일부와 나이트워치 2권에서 이미지네이터가 다시 등장한다. 특히 나이트 워치에서는 이미지네이터 파트 1, 2의 부기팝을 향한 이미지네이터의 대사가 묘하게 크로스오버되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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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김지현
출판 : 대원씨아이
출간 : 원작 1998년 - 번역 2002년

페이지수 : 239
원서 : ブギーポップ・リターンズVSイマジネーター (Part 1)




책소개


작가의 대표적 장편시리즈가 된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속편이다. 1권과 유사하게 전개가 인물별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구성이나 이야기 흐름을 위해 1권처럼 타이트하게 인물마다 각 파트에서 끊어지게 서술하진 않았다. 여전히 시간의 흐름은 왔다갔다하기에 사건의 시점을 고려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런 구성을 귀찮게 생각할 수 있지만 비단 한 작품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가 시간축이 왔다갔다 하므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재미가 있는 시리즈이다. 

또한 작가의 사변적 철학이 여러 형태로 작품 내에 표현되어 있다.



책 속의 문장


|죽어라 용써서 기껏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망연자실해하는 사람도 많거든. 지금까지 공부만 해왔기 때문에 달리 뭘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는 거야. 별 수 없이 공무원 시험이라던가 그런 걸 목표로 삼아 자기 장래를 의미도 없이 좁혀 버리곤 하지.


어째서 어둠을 두려워 하는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앞이 캄캄'한 것일 진대.


어른들은 말이지 그럴 때 무책임하게 '불안정한 건 한 때 뿐이다. 금방 안정을 찾게 된다'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하게 되지 않는 법이거든, 역시.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리뷰 부분은 줄거리 아래 구분선으로 나눠져있으니 스포일링를 원치 않는 분들은 리뷰만 읽어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사람의 마음에 '결여'를 꽃의 형태로 볼 수 있는 학원강사인 아스카이 진은 아르바이트의 하나로 진로 상담도 한다. 꽃이 없다면 열정의 결여, 잎이 없다면 정감이나 타인과의 연대의 결여, 뿌리가 없다면 확신이나 자신의 결여 등으로, 이를 토대로 그 부분을 채워주는 대화를 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큰 평가를 얻는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 임을 아는 아스카이 진은 그의 행위가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안다. 이런 아스카이 진 앞에 이미지네이터로써의 미나호시 스이코가 나타난다. 딱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존재인 그녀는 아스카이 진에게 부족한 '사명'을 쥐어준다.


한편 나기의 동생인 마사키는 학교에서의 트러블을 계기로 오리하타 아야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뭔가 비밀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많은 그녀에게 점차 끌리면서 연인 관계가 된다.


이미지네이터를 만난 뒤 급변한 아스카이 진을 보고 고민하는 그의 사촌 여동생은 학우인 스에마 카즈코에게 조사를 의뢰한다.


이 와중에 통화기구가 합성인간인 스푸키 E를 시작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각종 사건과 얽히는 모습을 그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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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을 때와 2번째 읽었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른 작품이었다. 물론 파트2인 3권의 내용을 알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처음엔 작중 오리하타 아야라는 캐릭터의 대사는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어색한 느낌을 풍긴다. 마치 짜깁기로 만든 옷마냥 대사가 너무 어색하다. 물론 번역의 문제가 아닌 원 대사 자체가 그러하다. 하지만 모든 사정이 명확해지고 난 뒤, 다시 접한 그녀의 대사들은 어느 정도 어색함에 대한 설명을 붙여주었다.


본격적으로 데뷔한 작가의 초기작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작품과 작가의 철학을 서술한 부분인 키리마 세이이치의 글귀들이 매우 대표적이다. 쉽게 공감하기 힘든(물론 공감 받을 필요는 없지만) 문구들의 챕터의 처음에 내세워 뭔가 작품과 궤를 나타내는 듯 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1권에서 잘 구성되어 있던 인물별 시점 서술 방식도 되려 덜 치밀해져서(물론 그러한 방식에 얽매이지 않길 원해서 일부러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시간축만 더 헷갈린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서술 방식을 재미있어 하지만 단순히 산만하다 느낄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작품이 아주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래 첫 임팩트보다 더욱 커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오히려 작품 내 메세지나 현실 고찰은 더욱 깊어졌다.


아스카이 진을 통하여 평소 작가가 사람들에게 느꼈을 부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키리마 세이이치의 문구나, 스에마 카즈코를 통하여 그의 깊은 현실 고찰을 엿볼 수 있다. 특히나 이미지네이터라는 캐릭터는 한 번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답이 나온다는 것이 흥미롭다.


일본 작품임에도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부분은 '사람'으로서의 가질 수 밖에 없는 고민들을 반추하게 한다.


다소 구성과 대화문에서 어색함이 없진 않지만 작가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시점에 있는 작품으로 이후에도 끊임없이 캐릭터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향후 출연하기도 하므로 기억해두면 시리즈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


- 1권보다 흥미도 자체는 덜할 수 있으나, 컨셉적인 측면은 여전히 신선함이 살아있다. 이후 시리즈나 다른 작품과도 연계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잘 기억해둔다면 좋은 파트이다.


- 이 시리즈는 표지의 작가 소개가 매번 바뀐다. 개인적으로 표지를 버리는 성향이 있어 뒤늦게 알았지만, 나름 성의를 들여 쓰는듯 하다.


- 약간 부자연스러운 직역식 문장이 있는 편이다. 의성어 부분도 정직한 히라가나식 번역을 우선 하였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작품의 이해에는 큰 문제는 없으며, 역자 후기는 작가 후기의 느낌마냥 재밌기도 하고, 후기에서 권하는대로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든다면 작가가 소개하는 음악들을 접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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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구자용
출판 : 소미미디어
출간 : 원작 2000년 - 번역 2013년

페이지수 : 258
원서 : ぼくらは虛空に夜を視る The Night Watch into The Night Yawn




책소개


작가의 사변적 철학이 녹아있는 SF 판타지 라이트 노벨이다. 여유가 생긴 작가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의 느낌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도 어색하지 않게 잘 전개한다. 큰 틀에서 SF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동시에 본인의 대표작인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처럼 학교가 주가 되는 일상/비일상 구도의 형식을 어느 정도 차용하였다. 작품 내용의 밀도가 나쁘지 않고, 포함된 일러스트 또한 준수하다. 결정적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도 있다. 다만 작품 속 전투씬들에서 세부 묘사가 쉽게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작품은 아니다.



책 속의 문장


|기계라는 것도 참 곤란한 녀석이라고 생각 안해? 세계를 재현하면 된다니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야. 마치 고통과 공포가 절대 진공 속에만 있다는 듯이. 굉장히 낙천적인 발상이지······.


'어째서 존재 따위가 있는 것일까? 세계는 이렇게 어디까지나 공허한데 존재 따위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자신으로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그것이 모두 전에도 있었던 일을 따라가는 것뿐이라거나 다른 곳에서 명령받은 일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이다.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리뷰 부분은 줄거리 아래 구분선으로 나눠져있으니 스포일링를 원치 않는 분들은 리뷰만 읽어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인류는 새로운 고향을 찾아 수천년간 우주를 여행하고 있고, 그 와중에 허공아로 지칭되는 외계의 적과 싸움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이 적과 싸우기 위한 메카가 나이트 워치이며, 이를 조종하는 파일럿들을 위하여 프로그램된 인류의 세계를 구성해놓았다.


이야기는 이 가상의 지구에서의 일상생활과 우주에서의 전투가 마치 리모컨의 On/Off처럼 바뀌는 배경을 성정해두고 진행된다. 물론 원래는 이러한 것을 눈치채지 못해야하는 주인공이 세계의 뒷면을 알게되면서 진행된다.


우주에서 싸우는 파일럿의 정신은 전투가 없을 땐 지구(가상)의 인간 정신 속에 들어가 안정을 취하는데, 본체가 죽으면서 안정제 역할을 하던 주인공(쿠도 효고)이 전투와 생활을 병행하게 되고, 지구(가상)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파일럿 입장인 카게세와 가상의 세계(지구)의 관리자인 욘과 접촉하게 된다. 하지만 프로그램 내부(지구)에도 적이 존재하여 욘을 해치려하고, 이 과정에서 소꿉친구인 사토미도 휘말리며 차츰 세계의 이면을 본다.


한편 우주에서의 싸움에선 허공아가 방어망을 뚫고 침입하여, 시스템(지구)까지 침투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쿠도 효고는 우주에서의 싸움과 지구에서의 싸움 모두 대면하게 된다.


인류의 적인 허공아는 쿠도 효고와 인류에 대한 문답을 한다. 쿠도 효고는 양 세계의 적을 모두 물리치며 책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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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없는 등장인물을 과감히 배제하여 주요 인물이 5명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이러한 집중을 통해 각 인물들이 되려 선명히 묘사된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에서도 사회나 현상에 대한 고찰을 이따금 내비췄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작가의 철학적 사유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주인공 쿠도 효고 외에도 카게세 미사코라는 캐릭터를 통하여 존재 이유에 대한 사유를 말하기도 한다. 틀림없이 작가가 밤하늘 별을 보며 가졌었을 의문들에 대한 고찰도 나타나있다. 이러한 사유들이 납득하기 힘든 방향으로 결론나거나 깨달음을 얻은 것 마냥 그냥 그런 것이다 정도로 넘어가지 않는 것에서 작가의 깊은 사고 정도를 잘 나타낸다.


물론, 일본 라이트 소설 클리셰가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은 있다. 일단 학원물로 시작하는 점이나 한 남자 주인공과 여러 여자 캐릭터를 배치함과 소꿉 친구의 등장 등이다. 심지어 대화 묘사나 일상 묘사에서도 진부한 설정이 있다.


SF 설정은 나름 설정에 공을 들였으나, 부기팝 시리즈에서 합성인간의 능력 묘사만큼이나 쉽게 확 와닿지 않는다. 재출간 후기에서 쿠도 효고를 전투의 천재로 묘사했다곤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단순한 주인공 vs 적 구도에서 이를 잘 부각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연관성 있는 것은 꽤나 매력있는 포인트이다. 특이한 설정과 위에서 말한 작가의 심도깊은 철학적 사유만으로도 개인적으론 큰 만족감이 있었던 책이다.


밤하늘의 어떤 별빛은 이미 사라진 별의 빛이 이제서야 도달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왠지 이러한 사실에서 출발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


- 2000년도에 출간된 작품을 2012년에 재출간한 작품이다.


- 솔직히 몇몇 문장 번역에 좀 오류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직역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어서 좀 놀랐는데, 내용이나 흐름상에 문제가 되거나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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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국적 : 일본
번역 : 김지현
출판 : 대원씨아이
출간 : 원작 1998년 - 번역 2002년

페이지수 : 273
원서 : ブギ-ポップは笑わない




책소개


라이트 노벨들 중 아주 유명한 시리즈로 판타지물이다. 전격게임소설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전개가 인물별 시점으로 진행되며, 시간의 흐름이 왔다갔다하면서 사건의 단편단편을 묘사한다. 이러한 전개의 소설을 많이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꽤나 재밌는 서술 기법이며, 지금은 흔해졌지만 일상과 비일상의 교차를 통하여 작품 전반에 이질감을 불러 일으킨다.



책 속의 문장


|여하튼 서점에서 찾아보니 여기도 잔뜩 저기도 잔뜩, 심지어 그런 정신병이 코너까지 따로 있어, 이 세상은 충분히 미쳐있는게 아닐까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정의는 반드시 최후엔 이길지도 모르지만, 평범한 인간인 우리가 최후까지 살아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인물별 시점 전개 방식이기에 전체적인 내용은 읽고나서 짜맞추어야 그림이 온전히 보이는 서술 방식이다. 그래서 다시 읽을 때도 재밌게 읽을수 있는 작품이다.


서술시기를 고려하면(1998) 상당히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지금은 널리고 널린 "일상의 종말을 고한다."라는 느낌의 일상/비일상 구도를 취하고 있다. 갑자기 여자친구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부기팝과 사람을 먹는 만티코어, 그 원본인 에코즈까지.


한 쪽으로 비중이 치우치지 않고 일상/비일상 각각의 주제와 이야기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과 이에 일탈을 하는 무리들을 통해 일상적인 조명을 하고 있고, 사건의 중심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만티코어를 사랑하게 되는 마사미라는 캐릭터와 그 사건을 쫓는 인물과 부기팝을 통하여 좀 더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서 엿볼 수 있지만 누구나 학창시절의 후회를 남기기 마련이다. 그 시절의 부조리함도 뒤늦게 보이기 마련이고, 뭔가 그런 일상에서 끌어내줄 몽환적인 생각도 하는 그런 시절이다. 이후 길게 이어질 이 작품은 이러한 느낌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간혹 이러한 라이트노벨이나 판타지적 작품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종종 있지만 사회적 문제부터 윤리적 개념까지 광범위하게 나름의 해석과 묘사를 한 수작이다.



참고


- 내용도 견실하며, 이러한 주제나 형식의 책을 자주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매우 괜찮은 작품이다. 물론 시리즈 물이 대개 그러하듯, 이후 시리즈까지 전부 추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일러스트가 들어간 북커버를 제공하는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주의라 떼버렸는데, 떼면 사진처럼 휑한 표지가 된다. 라이트 노벨답게 책 내부에도 일러스트가 있다.


- 일본 도서는 어순 덕분에 대체로 번역이 크게 이상한 작품이 드물지만(현대물의 경우), 본 작품은 일본어식 문장이 꽤 있는 편이다. 아주 이상하진 않지만 되새기다보면 보이는 그런 케이스. 전반적으로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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