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국적 : 프랑스
번역 : 최헵시바
출판 : 더클래식
출간 : 원작 1942년 - 번역 2012년
페이지수 : 149
원서 : L'Étranger
책소개
자기 스스로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과 자신에 대한 것을 기만하지 않고 솔직히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될까? 물론 이 책은 이런 것에 대한 현실적인 답변을 주진 않는다. 관습과 부조리 속에 얽매인 우리에게 많은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책 속의 문장
|엄마의 장례식 날도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었으며, 확실한 것은 엄마가 죽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것뿐이었다.|
|옷 위로 드러난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싶었다. 그 얇은 천에 욕망을 느꼈다. 이런 것말고 어떤 것에 희망을 가지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나와 세계가 무척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작품 리뷰
-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므로 유의하여 주십시오.
개략적 줄거리 :
주인공 뫼르소 어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소설은 그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그는 절차와 과정에 피곤함을 느끼는데,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휴가를 내었을 때 짜증을 내던 상사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한다. 장례식 중 어머니의 나이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피곤한 장례식이 모두 끝난 바로 다음날 그는 평소 호감이 있던 마리와 데이트를 하고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같은 건물의 살라마노 영감이 아끼던 개가 탈출하고, 그에게 몇가지 조언하고 얘기도 듣게 된다.
친구인 레몽, 연인인 마리와 함께 마송 부부의 별장에서 해수욕을 한다. 그 와중에 레몽이 때렸던 아랍여인의 형제가 그들의 뒤를 쫓아왔음을 알게되고 싸움이 붙는다.
상황이 정리된 이후 이에 지친 뫼르소는 레몽이 쏘지 못하게 뺏었던 권총을 가지고 다시 혼자 산책을 가다가 그 아랍인을 다시 해변에서 만나고, 총을 쏘게 된다.
2부에서는 뫼르소가 체포되고 그가 해왔던 일련의 행동들이 해석의 대상이 된다. 그는 인생에 대한 무가치를 알기에 변호사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물었을 때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한다. 예심판사 앞에서도 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았기에 호감을 사지 못한다.
재판에서 심지어 검사는 장례식에서 뫼르소가 울지 않고, 담배를 피고, 커피를 마신 것을 가지고 존속살해범과 다를게 없다는 주장을 한다. 변호사는 장례식으로 기속 된 것인지 살인으로 기소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지막에 검사는 뫼르소가 장례식에서 보인 냉혹함이 어머니를 마음으로 죽인 것과 같다고 말하며 배심원단의 동요를 끌어낸다. 이에 뫼르소를 그저 모든 것이 태양때문이었다고 답함으로서 그의 사형은 확정된다.
사형집행 전까지 그는 배속 성직자의 면회를 계속 거부한다. 사제는 별도로 몰래 뫼르소를 찾아와 회개하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뫼르소는 자신의 확신(죽음에 대한)에 대한 열변을 사제에게 토한다. 자신과 세계가 무척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말하며 책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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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하여 거짓을 말하지 않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작중 뫼르소는 타인의 호감을 얻기위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연인인 마리가 하는 사랑에 대한 질문에서조차 의례적인 거짓도 말하지 않고, 심지어 변호사와 판사 앞에서조차 자신에 대한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그는 사형을 받게 된다.
증인들이 뫼르소에 대해 증언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깊다. 뫼르소와 가까웠던 인물을 모두 그에 대하여 호의적인 발언을 하는데, 이는 단순히 그와 가까웠기에 비호하는 발언이 아니다. 뫼르소가 그들을 솔직하게 대했던만큼 그들도 사실에 대해 말할 뿐이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볼 수 있듯, 뫼르소는 관습에 어긋났기에 검사에게 잔혹한 사람으로까지 묘사된다. 얼마나 솔직하지 못한 일일까? 장례식은 매우 무덥고 갑작스러웠다. 부모의 죽음에 눈물을 쏟지못하고 현실적으로 행동하는게 무조건적인 비판의 대상인가? 대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눈물을 쏟냐 안쏟냐가 어떻게 판단의 첫번째 기준이 될 수 있나? 뫼르소가 요구받는 참회는 대체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뫼르소가 무조건적인 옹호의 대상만은 아니다. 이는 그가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의도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뫼르소가 타인들이 얽매이는 위선과 편견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책은 세상의 구태의연한 관습과 부조리함을 비판하는 동시에, 삶 자체는 의미가 없기에 그것을 부정하고자 끊임없이 이유를 만들어내는(대표적으로 작중에서 회개를 강요하던 종교) 것보다는 현재의 삶의 충실한 뫼르소를 비춘다.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비록 의식적으로 행하는게 아닐지라도)은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뛰어난 가치로 보였다. 세상의 편견과 구태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은 카뮈가 말했던 것처럼 성자로 보이기까지 했다.
현대 사회의 관습과 부조리는 언제나처럼 아직도 살아숨쉰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뫼르소의 솔직함을 넘어선 약간의 현실적이지 못한 모습조차 그를 더 지지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항상 무심하다. 뫼르소처럼.
참고
-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카뮈의 대표작이기에 문학수업의 단골로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책의 '해설과 이해'에 대한 얘기가 무척 많은 작품 중 하나다. 물론 이는 대부분의 유명 소설과 고전에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다. 소위 책의 '이해'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너무 그것에만 집착하면 진정한 독서가 될 수 없다. 더구나 이방인의 주제는 우화소설이나 고대 신화서처럼 꼭 해설이 필수인 것만은 아직까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와 같이 적긴했지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그냥 판타지이고, 연금술사는 자기계발서고, 노인과 바다가 그냥 노인이 고기낚다가 망한 일기(..)로 읽힌다면 평소 의도를 읽지 못하거나 경험이나 독서량에 맞지 않은 도서를 택한 것이므로 해설을 읽은 뒤 열린 마음으로 읽길 바란다.
- 번역 논란이 심했던 책이다. 물론 이 판본 얘기는 아니고,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운 번역본을 내면서 기존 번역자를 비판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런 논란을 떠나서, 문학을 분석하는 사람에게는 정밀한 번역은 의미있는 이야기이지만, 번역된 수많은 책 대부분이 도서의 전체적 메세지를 정말 크게 뒤바꿀 정도로 오역한 경우는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일전의 논란은 그냥 힘겨운 도서 시장의 노이즈마케팅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