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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리뷰는 책의 내용에 관한 일방적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저자 : 곤도 마코토(近藤誠)

국적 : 일본

번역 : 이근아
출판 : 더난출판
출간 : 원작 2012년 - 번역 2013년

페이지수 : 238
원서 : 醫者に殺されない47の心得 醫療と藥を遠ざけて,元氣に,長生きする方法


책소개


놀라운 통찰과, 동시에 논리적 비약으로 인한 오류를 함께 담고 있는 건강의학서이다.

자신의 주종목인 암에 관련해서는 수많은 임상적 경험을 통한 내용과 이를 통한 솔직하고도 객관적인 이야기로 참고할만하지만, 이외의 내용에서는 지나치게 비약적인 서술도 눈에 띈다. 한국어판 추천사에서도 솔직하게 책의 단점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된 병원을 다소 떨어져서 바라보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서적이다.

또한 자신의 독서 능력을 보는 한 잣대로서도 괜찮다고 본다. 어떤 부분에서 논리적 비약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사전정보없이 살펴보는 것도 좋다.



책의 특징


1. 암에 관한 치료법을 주장하지 않는다. 아주 솔직하게 서술되어 있고, 치료보다는 Well-Dying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2. 거의 모든 챕터에서 의학상식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임상 실험 결과를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레퍼런스가 부족하고, 아예 대놓고 자신의 생각이라고 서술한 부분도 상당하다.



핵심 주장 및 체크


1. 암 검진과 수술을 함부로 받지 마라.

암의 조기 검진율은 높아지지만 이것이 암에 의한 사망율 감소에는 영향을 못주고 있고, 일반검진으로 발견될 정도의 시점에는 이미 손쓸 도리없이 늦는다는 의미로 기술돼있다. 상당히 공감할만한 부분으로, 검진에서 발견되는 용종 혹은 양성 종양이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 그것이 정말 암이라면 이미 더 작을 때 전이가 충분히 이루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내용은 아니지만 더 큰 문제는 섣부른 예방적 수술에 있는데,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 차원의 유방 절제나 가족성 대장용종 의심으로 대장 절제술을 받는 경우는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데 실효성(안젤리나 졸리의 수술은 큰 실효는 없다)에서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도 있고, 초기 오진율이 10%대인 암검진에서 섣부른 장기의 절제는 삶의 질을 하락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민해볼만한 요소이다.


2. 잘못된 건강 상식에서 벗어나라(면역 요법 등).

→ 암은 자가세포의 변형이다. 면역력이란 외부 침투 세포에 대항하는 부분이라 암과는 무관하다. 자가면역질환자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자기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라 되려 면역력이 떨어지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 주장은 옳은 주장이다.


3. 암 치료는 고통만 가중시킬 뿐 수명 연장에는 효과가 없다.

→ 알려진 병들의 90%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대부분은 대증요법(증상에 대처. ex:종양의 크기에 따라 통증이 유발되므로 방사선이나 수술로 종양을 축소 혹은 제거)으로 처리된다. 이러한 치료나 수술이 실제 수명 연장에 큰 개선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사실이긴 하다. 저자도 많진 않지만 추적 연구 사례를 소개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찾아보자.


4. 독감 예방접종은 필요없다.

→ 독감 예방접종이 유행한다는게 개인적으로는 매우 의문이다. 책에서 소개된대로 홍역처럼 바이러스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경우가 아닌 이상 백신의 개발은 효과가 떨어진다. 종류도 다양하고 구조도 쉽게 바뀌는 감기바이러스들처럼 독감도 유사하다. 아마 백신을 맞고도 독감을 걸렸다는 사람을 많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기사에서는 마치 2가지 종류 중 한쪽이 걸린것처럼 설명한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A형 독감접종을 맞고도 A형 독감에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A형 바이러스 유형만해도 100종이 넘는다). 따라서 다소 극단적일수는 있으나 굳이 맞고나서 부작용이 있다면 불확실한 백신은 맞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은 일리있다.


5. 콜레스테롤과 혈압 수치는 낮출 필요가 없다.

→ 사실 기존 연구를 무시하는 내용에 가까우나, 콜레스테롤의 경우 심장질환 지표에서 삭제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많은 새로운 사실이 최근 발표되었다. 물론 저자는 이 지표를 조절(혹은 조작)함으로써 수많은 고혈압, 비만 환자를 양성할 수 있기에 제약회사와 관계있고, 또 단순히 적당히 살집있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엄청난 논리적 비약이다) 정도로 정리했다. 부차적으로 생활개선과 이에 의해 발생되는 스트레스로 인한 해가 더 크다 정도로만 주장하고 있다(역시 임상 실험 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임상 실험은 유의해서 해석해야한다).

이와 별도로 추천사에서도 밝힐만큼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나 심혈관 질환과 밀접하다 알려졌으나 음식으로 흡수되는 것은 30%정도라서 콜레스테롤보다는 트랜스 지방이나 포화 지방을 줄이는 것이 더 핵심이라 주장하는 결과가 있다. 물론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들도 있기에 무조건 어떤 주장이 옳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도서의 문제점


1. 레퍼런스 부족

어떤 주장들은 특정 임상 실험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 분명한데, 문제는 어떤 사실에 대해 단 하나의 결과로만 설명하는 부분도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임상 실험들은 변수를 단순화하기에(성인 남성, 생활습관 개선시 수명 향상 여부와 같은 실험) 개인이 가진 내력을 일반화시킬 수 밖에 없다. 이런 임상 실험에서 개인이 가지는 특성(유전, 성격 등)은 무시된다.


2. 주장에 대한 설명이 부족

예로들어 혈당치를 낮추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혈당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위험하다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이는 주로 부작용과 관련된 서술이긴 하나 호르메시스 원리(긍정과 부정적 효과가 상존할 때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긍정적 효과가 크다면 이용하는게 좋다는 개념)를 무시하고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주장과 근거가 맞지 않는 서술이 존재

본문 중 1일 1식을 하면 수명이 늘어날까?라는 부분에서 원숭이들의 칼로리 섭취 제한를 예로 들었는데, 완전 엉터리 예시이다. 1일 1식과 기존 섭취 칼로리량에서 20% 감소 연구가 어떻게 같은 것인가? 과학적 사실을 떠나서 전제가 틀렸다.

덧붙여 이 대목에서 3끼 먹는게 좋고, 살집있는게 낫다 이런 말까지 있는데 아무런 근거도 없다. 3끼를 먹게된 역사는 길지 않을 뿐더러 현대의 수명 증가도 영유아 사망률 개선과 일부 질병 극복 등에 있는 것이지 식사를 몇끼 먹고의 문제가 아니다. 

덧붙여 미토콘드리아의 휴식은 수명과 관계있긴하다. 하지만 고등생물의 수명을 한가지 요소만으로 늘릴 수 있다는 생각 또한 순진하다. 노화연구센터에서 23년간 실시한 원숭이 칼로리 제한 연구는 단순히 1가지 요소(섭취 칼로리 20% 감소)로 수명을 증가시키지 못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4. 논리 전개의 문제

챕터 중 염분이 부족하면 병에 걸리기 쉽다라는 부분이 있다. 나트륨은 세포구성의 한 축이므로 당연하다. 매우 당연한 이치긴 하지만, 짜게 먹는게 문제없다는 것은 비약이다. 좀 더 제대로 된 논리를 펼칠 생각이였다면 염분을 먹는 만큼 수분이나 칼륨의 섭취량을 고려해야 한다로 갔어야한다.

단순히 염분 섭취가 적으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결과들은 사실 굶으면 죽는다 수준의 연구이다.


5. 데이터 해석의 문제

보충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 내용이 있는데, 이 역시 반만 맞는 정도의 얘기이고 예시 또한 부적절하다. 실망스러운건 추천사에서도 이부분에 동의한 내용이다.

첫번째로 핀란드 쇼크(베타카로틴을 섭취했더니 폐암발병률이 올랐다)는 사실이다. 1985년 진행한 이 연구는 예상과 상반된 결과로 핀란드 쇼크라 한다. 이후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도 동일하다.

하지만 단순히 이 결과를 보고 보충제 무용론까지 가기에는 데이터 해석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정제 비타민 A'가 폐암발병률을 높이는데, 어떻게 다른 비타민군이나 영양소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는지 말이다. 애초에 비타민 A는 과량 섭취시 독성이 있다.

보충제가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당연히 식습관에 따라 다르다), 결론 도출에 문제가 있는 서술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일만한 본문 내용

- 개인적인 판단 부분임을 감안하여 읽어주십시오.


일부 내용의 오류가 있어 오류 위주로 서술했다. 최근 다소 과격한 주장의 건강의학서들이 많기에 사람들이 가려읽길 바라는 마음에서 문제점 위주로 리뷰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괄목할만한 부분도 많다.


1. Well-Dying

책 전반에 걸쳐 웰다잉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앞집에 아저씨가 암에 걸린 뒤 3개월 정도 남았다는 얘기를 듣고 1년을 견뎠다며 나에게 말을 건넨적이 있다. 하지만 그 아저씨는 한 걸음 옮기는데 지팡이가 없이는 불가능했고, 몇분이상 걷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다. 그 일이 있은 뒤 얼마 안있어 돌아가셨다. 틀림없이 엄청난 수술과 치료비가 들어갔을테지만 내눈에 그 분의 모습은 암을 극복한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아마 아파트 밖을 벗어난 적도 드물었을 것이다. 치료라는 명목으로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바닥에 가까운 삶의 질, 이 책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2. 과잉 진료

일본은 한국보다 의료보험 체계가 잘되어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못지않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과잉진료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고령분들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정 연령이상은 3천원이면 진료를 볼 수 있기에 산책삼아 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박리다매할 수 밖에 없는 의사들의 현실과 맞물려 과잉 진료를 낳기 좋은 환경이다.

의학에 무조건적인 의존보다는 책에서의 주장대로 생활 속에서의 건강개선 방법을 찾아본다는 것이 의미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3. 잘못된 건강상식

물론 해당 파트에서 예시가 좀 엉망이긴한데, 의도 자체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데, 어릴 적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민간요법을 추천받은 적이 수도 없이 많다. 과잉 진료는 경계하되, 근거없는 민간요법은 더더욱 위험하다. 인터넷에서의 정보도 충분히 더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저자도 인터넷의 활용을 적극 추천한다. 잘만쓴다면 당연히 좋지 않겠는가).



도서 리뷰 


언제나 건강의학서를 리뷰하는 것은 힘들다. 대개는 다소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흔하기도 하고(그런 편이 잘 팔리지만), 의료쪽에서는 임상 실험이 많은데, 많은 책들이 실험 조건을 기술하지 않기에 일일이 찾아봐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건강의학서는 과학적으로는 어떨지라도 경험적 내용이 가득한 도서이기에 이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 책에서도 철학적인 요소가 많다. 마치 어니스트 베커의 죽음의 부정처럼 죽음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이다. 통계가 어떤 숫자를 보여주더라도 우리는 언제어디서든 최후를 맞을 수 있다. 자신을 생활과 나아가서는 그 이후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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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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